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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생들은 구내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9층에 위치한 교육실에 모였다. 노량진에 위치한 대형 학원의 강의실 같이 넓은 방이었다. 커다란 화이트보드 칠판과 강사용 탁자, 후보생들을 위한 책상과 의자가 지극히 딱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교육실에는 카무엘과 우시라엘, 네 명의 권품천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교육실에 들어왔던 후보생들은 천사들을 보고 곧장 얼어붙었다. 그들은 새내기 대학생들처럼 쭈뼛대며 자리에 앉았다.
후보생들이 자리에 앉자 주홍빛 머리칼을 가진 우시라엘이 앞으로 나섰다. 좌측으로 땋아 내린 앞머리와 서구적인 외모 덕분에 고귀한 분위기가 풍겼지만, 우시라엘의 표정은 진지함으로 가득했다.
“주품천사 우시라엘입니다.”
우시라엘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단단한 목소리에서 기품이 느껴졌다.
“천사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얻을 수 있는 직책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지만, 그 그릇을 채울 필요가 있습니다.”
우시라엘이 잠시 말을 끊고 카무엘과 눈을 마주쳤다.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 짓고 있었다. 우시라엘이 말을 이었다. 후보생들의 표정이 더욱 진중해졌다.
“오늘부터 여러분은 천사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소양부터, 업무와 관련된 지식, 전투 능력, 천사가 사용하는 능력까지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됩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세욱이 손을 들었다.
“개인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소양에 대해서 질문이 있습니다.”
“원하시는 대로.”
“기본 소양이라 함은 단 기간에 발전시키기 어려울뿐더러, 그것을 평가함에 있어서도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듯싶습니다.”
우시라엘 대답했다.
“천사로서 지녀야 할 소양은 쉽게 말해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혹은 자질이라고 해야 하겠죠.”
“자질은 이미 후보생으로 선발이 된 순간 인정된 것 아닙니까?”
세욱이 물었다.
“후보생의 선발 기준은 가능성을 선별한 것일 뿐 자질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우시라엘이 후보생들과 눈을 마주치며 차분하게 말했다.
“여러분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랍니다. 나에게 천사가 될 자격이 있는지, 그렇게 확신할 수 있을 만큼 올바르고 당당하게 삶을 살아왔는지 말입니다. 떳떳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천사가 될 자질을 이미 갖췄다고 할 수 있겠죠.”
우시라엘의 말에 세욱은 기가 죽어버렸다. 그는 고개를 숙여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감췄다.
우시라엘이 자세를 바로 잡으며 말했다.
“그럼 첫 교육을 시작하겠습니다.”
채명룡 / 2019.02.12 12: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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