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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웅의 카페 이야기) "이놈의 카페, 할 짓이 아니다" - (1)

    이현웅

    • 2019.07.10 17:09:41

    (이현웅의 카페 이야기)

    부서져버린 꿈의 거리 (Boulevard Of Broken Dreams)

     

    인테리어 업자인 후배의 명함에는 '카페 공사 전문'이라는 문구가 굵고 짙은 글씨로 박혀있었다.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얼마 가지 않아 깨졌다.

    "선배님, 어떤 인테리어를 원하세요?"

    어떤 인테리어라니! 음악감상카페를 할 것이니 음악실만큼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되 다른 인테리어는 전문가인 그에게 맡겼는데 오히려 내게 묻는 것이다.

    출입문은 어찌할 것이며, 벽체는, 천장은, 바닥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계속 물어왔다. 나중에 원망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바닥 공사의 자재로 데코타일을 선택했다. 보여준 카탈로그에서 적당한 색깔과 무늬의 타일을 선택했다. 시공 당일 출근해보니 공사가 한창 중이었다. 그런데 내가 원한 색이 아닌 너무 밝은 타일이었다. 물어보니 내가 선택한 것이 틀림없다 했다. 확인 결과 카탈로그의 인쇄가 어둡게 되었던 까닭이다.

    나는 인쇄소를 탓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당연히 인테리어 전문가가 내 선택에 의문을 제기했어야 했다. 하루에만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밟고 지나갈 타일이 코팅도 되지 않은 백색에 가까운 타일이라니! 설마 맨발로 다닐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나는 그의 명함에서 '전문'이라는 단어를 빼고 차라리 명함 한복판에 "해달라고 하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라고 크게 써놓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이 땅의 수많은 카페 주인들은 부동산과 인테리어, 광고 디자인, 커피 기기와 카페 장비 등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적인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마치 카페 사업자로서의 자격 요건이 좋은 상가를 선택하고 멋진 인테리어를 하며 디자인 감각이 뛰어나야 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정작 오픈 이후 경영자로서 꼭 해야 할 일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거나 아예 고려조차 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음악감상카페에서 오디오 장비는 중요하다. 사람들은 삼십 수년의 DJ 경력을 가진 내가 당연히 오디오 기기에 관해 남다른 지식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명백한 오해이다. 소리에 미쳐 집 팔아먹는 선배들을 보면서 애초부터 명품 스피커나 앰프 따위엔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것은 그 업계의 전문가가 우리 카페에 어울릴만한 장비를 내가 지불하는 금액에 맞춰 추천해주면 될 일이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인테리어를 했던 후배가 서울에 잘 아는 오디오 업자가 있으니 알아서 하겠다는 말에 승낙했다.

    개업 후 오디오에 대한 손님들의 평가는 가혹했다. 소리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카페용이 아닌 옥외 행사장에서나 사용될 오디오라는 것이 공통된 이야기였다.

    그들은 나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다. 음악감상카페를 운영하겠다는 사람이 오디오 장비에 대한 지식이 너무 형편없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삼십 수년의 DJ 경력에까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듯했다.(계속)

     

     

    이현웅 / 2019.07.10 17: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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