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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조심스럽게 근대의 그늘을 극복하는 현장

    채명룡

    • 2018.08.07 18:06:53

    2. 조심스럽게 근대의 그늘을 극복하는 현장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가던 일제 강점기 쌀 수탈의 현장인 항구 뜬다리 부두 앞에 섰다
    . 군산사람들도 자주 찾지 않는 곳이다.

    밀물과 썰물 때 바닷물의 높이에 따라 올라오고 내려가는 배를 대는 자리. 586세대들이 사회책에서나 접했던 현장이다. 이 항구에서 대야 큰 들과 만금평야에서 난 쌀들을 일본으로 실어 날랐다.

    이런 군산의 아픔이 몇 년 전부터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일본풍의 도심을 간직하고 있는 게 어디 군산뿐이랴만 호들갑이 예삿일이 아니다. 일본풍의 잔재가 훨씬 많은 곳으로 치자면 진해나 목포가 더하면 더했지 못할 게 없다.

    필자가 호들갑이라 낮춰 부르는 이유는 극복해야 했던 일제의 잔재들이나 정신문화 등이 아무런 비판 없이 군산 속에 스며들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 때문이다.

    아는지 모르는지 군산과는 별로 관련이 없었던 문화예술인들의 발길 또한 잦아지고 있다. 어쩌면 감춰야할 치부를 들내 놓는 지금, 그들의 눈은 혹시라도 보이는 것만 보지 않을까.

    그런 비판에서 몇 걸음 비켜 서 있던 분들이 종종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등장하곤 한다. 보수주의자들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득세할 때 진보적인 문화예술은 바닥이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발길이 잦아진 분들을 보니 시대가 바뀌니 은근슬쩍 건드려 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진보와 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던 단체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일 또한 비슷하다고 본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정권이 들어섰다고 해서 바닥을 기었던 그런 단체들이 부활할 수 있을까. 필자 또한 10여년 전 그런 단체의 한 축을 맡았던 일이 있으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통렬한 반성이 먼저여야 한다고 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채만식의 탁류에서 표현했던 썰물이 온갖 시름을 부둥켜안고 내려가는 잿빛 금강하구를 바라본다. 군산이 혼란기를 겪고 있다고 하지만 진영 논리로 예술이 퇴보와 부흥을 반복한다면 그 피해는 누가 보게 될까 생각한다. 발끝에 툭툭 걸리는 게 비단 긴 세월을 지키다 떨어져나간 항구의 콘크리트 부스러기만은 아니다.

    근대라는 이름이 여과없이 입에 오르내리고, 정치 지형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걸 진보 예술인 부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군산이 그렇게 만만한 동네는 아닐 것인데, 흙탕물같은 밀당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조금 더 신중하고 진지하게 다가서야 하지 않을까.

    근대문화자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일제 잔재가 때론 미화되기도 하는 게 월명동, 신창동 거리이다. 가끔씩 눈에 걸리는 일본식 풍의 창문을 단 건물과 집을 본다. 건물은 왜색풍이지만 정체불명, 국적불명의 외형들이 눈에 거슬린다. 뼈에 사무친 잔재와 아픈 역사가 아련하다.

    문화예술인들의 군산행은 반길 일이다. 그들의 행로는 필요하니 하겠지만 혹시라도 이 지역 문화 예술계에 상처를 남기는 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골목을 걷는 내내 그런 인사들로 인해 군산사람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했다. 걱정은 기우라지만 그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해야 한다. 이건 진보와 개혁이 갈 길이 아니며, 빈약한 군산의 문화예술계를 기름지게 만들 수 있는 쪽에서 심각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계속>

     

     

    채명룡 / 2018.08.07 18: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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