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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명룡의 은둔의 화가, ‘군산의 밀레’ 최락도를 찾아서 -3

    채명룡

    • 2018.07.18 11:16:18

    채명룡의 은둔의 화가, ‘군산의 밀레’ 최락도를 찾아서 -3

     


                                                                                                                                           덥수룩한 머리. 헝클어진 매무새. 한쪽이 빈 듯싶은 쓸쓸함. 비비꼬여진 머리카락 틈새로 보이던 광기(?)’ 비슷한 열정. 아니 분노 혹은 반항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은 세상에 대한 시각. 내가 20여년 전 처음 본 최락도의 분위기는 이랬다.

    야생마 같았던 그의 인상은 회현면 작업실에서 보았던 그의 작품 한 점과 함께 떠올려지곤 했다. 강렬하게 남아 있던 그의 짙은 청색류의 화폭 세계를 말이다. 살아온 그대로를 내보이던 그 날은 지금도 생생하다.

     

    화가 최락도와의 인연, 그리고 반항

     

    김환기 선생은 정말로 배고픈 가운데에서도 학업만은 포기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셨고, 현장에서 스케치나 그림을 그리는 걸 소중하게 생각했지.”

    홍대 서양화과 출신들 중 그의 스승 김환기 선생이 특별히 총애할 만큼 최락도는 재능과 재질이 뛰어났다. 한국의 서양화단에 거목인 수화 김환기선생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홍대시절 닥치는 대로 미술공부를 섭렵했던 그였다.

    한 때는 교수를 꿈꾸기도 했던 그는 전업을 하면서 오로지 작품으로 승부를 내고자 했다. 그러나 전업 작가 생활은 추위와 굶주림, 절망과 좌절이라는 천형의 굴레를 지고 이어졌으며, 그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그의 예술가적 정신은 점점 메말라갔다.

    그 때는 그림만 잘 그리면 되는 줄 알았지. 인사동에서 내노라 하는 큰 손들이 뒤를 봐주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그 도한 일장춘몽이더란 말이야

    필자 또한 새벽을 더듬어 글을 쓰는, 말하자면 시인의 길로 전업 작가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으니 그가 이 길을 선택한 마음이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다만 그 때에는 그의 돈키호테적 언행과 절제되지 않은(그는 자유라고 강변했지만) 생활 패턴에 대해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 시인이었던 내 눈에 그의 자유와 사상과 언행이 이렇게 비쳐졌음에야 무슨 말이 필요할까.

      
                                                                                                                               

    자아 탈출의 고행, 검정색에 대한 탐미

     

    고난과 역경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색을 대하는 그의 몸부림이 그대로 전해오는 검은색 톤의 화면. 그의 작품 대부분의 밑그림은 그런류이다. 군산사람 최락도만이 가진 일명 최락도류라고 이름지어본다.

    응어리진 무언가를 불쑥 내뱉을 것만 같은 어두움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무엇을 그리고자 한 것일까. 새로운 탄생의 의미인지, 아니면 스스로 좌절과 억눌린 심리 상태를 드러내 놓은 것인지 궁금하다.

    그의 작품은 그냥 검은 게 아니라 짙은 청색류도 혼합되어 있다. 그 바탕 위에 새로운 길과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졌다.

    인사동 A화랑에서 그림 그릴 때였는데, 김환기 선생의 제자라는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했지. 회청색은 스승님의 전매특허였잖아. 나는 그림 하는 사람들이 터부시 하는 짙은 청색과 검은색에 주목했지. 그런데 나는 (작품이) 되는데 애호가들은 적응이 안되었던 모양이야.”

    오직 한 사람 어머니만이 손 모아 고대했던 화가에의 길. 주변 모두가 냉소했지만 그 길을 가기위해 화가 최락도는 절망과 고독, 그리고 반항의 세월들과 싸워야 했다.

    그게 바로 검정색의 질주였을 것이리라. 화단의 풍운아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서도 그는 갈 길을 갔다.

    그의 작품들을 보노라면 우울하고 어두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내면세계를 폭발시키는 심리를 그대로 드러내놓는 것 같다. 마치 길들이지 않은 야생마들이 들판을 가로지르듯이 말이다.

    (최락도 화백 전화 010-7917-0040)                                                                                                           

      

    채명룡 / 2018.07.18 11: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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