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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피아니스트 이권희의 음악이야기) 제4화 - 황소와 동요(2편) 

    이권희

    • 2019.06.11 10:46:10

    (팝피아니스트 이권희의 음악이야기) 제4화 - 황소와 동요(2편) 

     

    여름철이 되면 더위에 지쳐 소들도  뜨거운 쇠죽을 피하고 싱싱한 풀 위에 사료를 버물려 생식(우리가 먹는 일종의 샐러드스타일^^)으로 먹었기에 소 풀을 베러 산으로 들판으로  다니는 것이  일이자 놀이 문화였다.

    풀을 베다가 배가 출출하면 집에서 뭔가 챙겨 가지 않더라도 산에는 온갖 종류의 간식들이 있었다. 그 중에 별미가  소나무의 줄기를 잘라서 겉에 거친 부분을 제거하고  입으로 껍질을 뜯어 씹으면 소나무에서 단물이 나와 씹으면  맛있어서 배를 채우기도 했다

        

     



    이것을 송기라 불렀다.  

    애들 중에는 유난히 단물이 많고 맛있는 송기를 잘 찾아내는 애도 있었고  둔한 애들은 늘 마른 쭉정이를 뜯어먹곤 했다. 그때는 단맛이 귀할 때라 송기는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최고의 간식 이었고 동생들, 누나들. 줄려고 몇 개씩 챙겨 담아 오기도 했다 .                    어느 여름방학 때 일이었다

    마을 어귀 동산에서 전쟁놀이 하며 노는데  음악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지없이 내 귀는 당나귀 귀처럼 쫑긋해 지고 나는 그 소리에 이끌려 소리를 따라가 보았다. 근방에 가보니 벌써 많은 애들이 둘러 앉아 맛있는 과자도 먹어가면서 깔깔대며 즐겁게 모여 놀고  있었다

    앞에서 진행 하는 누나도 예뻤다. 우리처럼 시골에서 살지 않고 도시에서 온 여자가 분명했다. 그런데 그 누나가 조금 후에 부르는 노래라는 것이 흡사 귀신이 나올듯한 고음으로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노래를 불렀다

     

     


    창도 아니고 가요도 아니고 노래도 이상하고 표정도 이상하고 입도 크게 벌리고 심지어 웃기기까지 했다하지만 들을수록 신기하고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코를 찔찔 흘리며  얼굴도 꼬질꼬질한 시골 아이의 눈에 비친 도시에서 온  그 누나의 노래는 그림 속 에서나 볼 수 있는 천사의 목소리가 이렇지 않을까 싶기 까지 했다.

    한참 후에야 그 노래 창법이 성악 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선교 단체에서 전도차 우리 동네를 들른 거였다.

     

    아랫동네 아이들과 우리 동네 애들은 학교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동요와 율동을 배우기도 했다. 처음 해보는 동작이라 쑥스러워 깔깔대기도 하며  재밌게 따라하고 놀다보니 형들이 여러 가지 맛있는 과자와 음료수를  나누어 주기도 하였는데 그때에 초콜릿 이라는 것도 처음 먹어봤다.

    쓴맛이면서도 달콤한 맛이 있어 얼굴 표정을 찡그려 가면서도 맛있게 먹곤 했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서도 혼자서 콧노래로 흥얼흥얼하면서  낮에 배운 것을 몰래몰래 해 보고 내일은 꼭 예쁜 그 누나한테 칭찬을 받길, 꼭 내 머릴 쓰다듬어 주길 고대하며 잠이 들었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 짧은 경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다또 올까 포기가 되지 않았지만 그 후론  두 번 다시 그 누나나 형들을 볼 수 없었다.                  

     

    지금도 그때 배운 동요가 아직 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시냇물은 졸졸 졸졸~~~ 고기들은 왔다 갔다~~~

    버들가지 한들한들~~  꾀꼬리는 꾀꼴 꾀꼴

    오페라 아리아를 들을 때에도 그 예쁘던 누나가 생각 나는데..    

    그 때 그 분들은 다니던 수많은 동네의 어디서나 흔하던 꼬마였던 나를 기억도 못하시겠지.....(4화 끝)   

     

    이권희 / 2019.06.11 10: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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