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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엔젤) 43 - 마인드 컨트롤

    임규현

    • 2019.06.19 18:22:52

    (프로젝트 엔젤) 43 - 마인드 컨트롤

     

    월요일이 돌아왔다. 오전 교육 시간, 후보생들은 10층의 강당에 집합했다. 말끔하게 치워진 강당 바닥에는 탄탄한 요기 매트가 깔려 있었다. 카무엘과 비롯한 네 명의 천사들과 후보생들은 하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주말을 축제처럼 보낸 후보생들은 조금은 들떠 있었다. 1차 시험을 통과했다는 흥분과 새로운 한 주에 대한 기대가 뒤엉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두 번째 주의 시작입니다.”

    긴장이 풀려 있는 후보생들의 태도가 눈에 차지 않은 카무엘의 어조는 매우 거칠었다. 무거운 그의 말 한마디에 강당의 공기가 저릿하게 얼어붙었다. 어깨를 늘어뜨리고 미소를 머금고 있던 후보생들의 몸에도 바짝 힘이 들어갔다.

     

    이번 주에는 자기 조절 능력, 쉽게 말해 마인드 컨트롤 훈련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지난주와 같이 토요일에 시험을 치러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가려냅니다. 질문 있습니까?”

    언제나 자신 만의 기준이 확고한 세욱이 손을 들었다.

    자기 조절 능력이란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데 누구나 납득 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이 있습니까?”

    카무엘은 불쾌한 눈빛으로 세욱을 쳐다보았다.

    대답할 가치가 없는 질문입니다. 후보생들은 주어진 교육을 받고 합격하도록 노력하는 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확실한 평가 방법이 있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권품천사들이 후보생들에게 준비해둔 교제를 나누어주었다. 제목은 [포유류에게 가르치는 자기 통제].

    제목에서 거부감을 느낀 진우는 꺼림칙한 표정으로 책을 받아 들었다. 얇고 가벼운 책은 요가 교제처럼 다양한 포즈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곳곳에 설명과 주석을 달아놓아 전문 서적의 흉내를 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조잡한 수준에 그쳐 있었다.

     

    카무엘이 퇴장하고 환한 얼굴의 멜라헬이 앞으로 나섰다. 단정하게 묶은 에메랄드빛 머리칼이 조명과 아침 햇살을 반아 반짝였다. 멜라헬의 뒤에 선 세 명의 권품천사들은 가볍게 몸을 풀었다. 멜라헬이 경쾌한 목소리로 굳어있는 후보생들을 녹여주었다.

    여러분. 편하게 앉아주세요. 교제는 좌측이나 우측, 시선이 쉽게 닿는 곳에 자유롭게 펼쳐 두세요.”

    후보생들은 쭈뼛거리며 멜라헬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허리를 꼿꼿이 세운 멜라헬은 양 팔을 위로 곧게 뻗었다.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여기 숙련된 조교들을 보면서 하시면되요. 오늘은 처음이니까 천천히 진행하겠습니다. 팔을 올리고 숨을 크게 내쉬세요.”

     

    멜라헬은 피트니스 강사처럼 날렵한 몸매를 드러내며 요염하게 자태를 드러냈다. 아르엘과 산드미엘, 가엘도 똑같은 포즈를 취했다.

    장세욱 후보생, 허리를 좀 더 펴세요. 강진우 후보생, 턱을 들고요. , 좋아요. 노지식 후보생, 몸이 지금 기울어졌어요. 우측으로, .”

    가볍게 스쳐보는 것만으로 멜라헬은 능숙하게 후보생들의 자세를 교정했다.

    다음, 팔을 내리고 숨을 들이쉬세요.”

    후보생들이 자세를 바꿀 때마다 여기저기서 뼈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임규현 / 2019.06.19 18: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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