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약 9개월 앞둔 상황에서, 군산시장에 출마를 희망하는 입지자들의 ‘현수막 정치’가 시작되었다.
현수막 정치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현행법상 「공직선거법」이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하면서도 ‘정당 또는 후보자의 정치활동에 관한 통상적인 행위’를 예외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구가 중립적이거나 지역 민원·정책 홍보·명절 인사 등의 내용을 담은 경우, 선거운동이 아닌 정치활동으로 보기 때문에 선거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군산지역에서 현수막 정치의 시동을 건 정치인은 신영대 국회의원이 먼저였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 정서를 등에 업고, 그는 주요 사거리마다 현수막을 걸며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알리고 지지세를 넓혀갔다.
그 뒤를 이은 것은 민주당 인사들이 아닌 조국혁신당의 이주현 군산지역위원장이다.
그는 지난 3월 9일 군산지역위원장에 임명된 이후,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현수막 정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현수막 정치는 다소 고전적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길거리 여론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주요 현안마다 걸리는 현수막 정치는 자연스럽게 유권자들의 시선을 모아왔다.
신영대 의원이 주도한 현수막 정치에 비해 빈도는 적지만, 오지성 국민의힘 군산·김제·부안갑 당협위원장 역시 군산시의 낮은 청렴도와 민주당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조국혁신당의 이주현 위원장은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선명한 정치를 표방했다.
그러나 9월, 자신이 속한 당이 성비위 사건에 휘말리자 “다시 출발선에 서겠습니다”라는 문구로 현수막을 걸며 자성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0월 초부터는 추석 인사를 겸한 정치 신인들의 이름 알리기 현수막이 걸렸고, 기존 정치인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현역인 강임준 시장은 3선 도전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갔으며, 도의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우민 시의장 역시 추석 인사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변화와혁신포럼의 최관규, 군산시의회 의장 출신 진희완,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재준, 상반기 시의장 겸 새만금특위 김영일 위원장, 문승우 도의회 의장 등 주요 정치인들의 현수막도 잇따라 등장했다.
시장 선거에는 서동석과 문택규 씨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박정희 도의원도 여성 정치인으로서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시·도의원 출신 인사 다수가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현수막 정치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불법 선거 현수막을 금지한 「공직선거법」과 달리, 「옥외광고물법」은 적법한 정치활동을 위한 현수막 게시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법 현수막으로 철거하려는 지자체와 “정치활동의 자유”를 주장하는 정치인 간의 마찰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10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였던 강임준 시장, 박재만 전 전북도의원, 서동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이근열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선관위가 인정하는 공식 현수막 외에는 선거용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채명룡 기자
채명룡 / 2025.10.14 16:0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