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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니의 세상만사

(수지니의 복지 이야기) ‘넉넉함’이 아니라 꼭 주고 싶은 ‘절실함’

박수진

  • 2019.04.23 17:36:25

(수지니의 복지 이야기)  ‘넉넉함’이 아니라 꼭 주고 싶은 ‘절실함’

 

노인복지관의 중요한 역할중의 하나는 어르신들의 사회참여를 돕는 것이다. 원하는 역할을 제안하는 자발적 사회참여 역시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자기결정을 전제로 하는 이 모든 형태의 사회참여활동을 위해 서로가 제안하고 역할을 논의하고 실천해오고 있다.

복지관에서 가장 풍성한 손길이 필요함에도 가장 빈약한 지원이 있는 곳이 바로 경로식당이다. 업무강도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공을 들여야 함은 물론이고 체력을 기반으로 힘을 써야 하는 일도 상당하다. 성역할을 구분 짓는 일이 갈수록 궁색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든든하게 조력해줄 남자봉사자의 역할은 중요한 한 몫이 된다.

복지관 내에서도 다수의 어르신들이 경로식당 조리, 배식, 청소 지원을 해오고 계신다. 그러나 남자어르신의 지원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 되어왔다. 남자에게 주방이 금기어처럼 여겨지던 시절을 지내온 어르신들에겐 더욱이 그러했다.

세상은 바뀌었으나 사람들의 생각이 쉽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라서 복지관이 문을 열었던 2000년대 초반에는 더욱 지배적인 생각이었으며, 경로식당 내 남자어르신의 사회참여활동은 참으로 귀했다.

남녀의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했고, 인권의식이 초라했던 그 시절,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 필요한 손길에 시선을 두고 경로식당 안에서의 역할을 하겠노라 지원하신 분이 계셨다.

이성우어르신.. 바로 그분이다. 평소 보행조차 편치 않은 어르신의 봉사는 십년을 훌쩍 넘겼다. 굽혀진 허리로 오가시다 경로식당 안에서는 어찌 그리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일하시는지 그 이유는 여전히 미궁이다. 그저 아무이유 없이 그냥경로식당이 바쁘니까. 복지관 와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라는 어르신.

당시에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이어지는 경로식당 업무-조리과정을 보조하는 일이며, 경로식당의 식기구를 옮기는 일, 마지막 마무리 정리까지 다 해놓고서야 허리를 굽혀 하루를 정리하는 어르신.. 굽힌 허리로 복지관에 들어오셔서 혀리 펴 지내는 시간은 오직 경로식당의 손길을 돕는 시간이었다.

보행조차 염려가 되어 경로식당 봉사활동을 당분간 쉴 것을 제안했을 때 어르신은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겠다 말씀하시고 그 이후로 1년여를 더 봉사하시고 그만두셨다. 어르신이 전한 그냥이라는 말은 아무이유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수히 많은 의미를 한꺼번에 담고 있음을 그제야 짐작할 수 있었다.

복지관을 오가는 보행조차도 어려운 어르신을 보면서 이동편의를 마련하고자 생각하던 터에

우리지역에서 전동휠체어를 이용하시다 돌아가신 어르신의 보호자께서 공유자원을 생각하시고 연락을 주셨다.

몇 달 방치되었던 전동휠체어를 충전하는 등 정비를 마치고 이성우어르신께 상황에 대한 내용을 전달했다. 보호자들의 꼭 나누고 싶은 그 절실한 마음을. 흔쾌히 마음을 받아들이기에 전달해 드렸다. 활용이 가능한 전동휠체어를 나누고 싶은 보호자의 마음과 몸이 허락하는 한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나누고 싶었던 어르신의 마음이 닮아있는 듯하다.

나눌 수 있는 풍성함, 줄 수 있는 넉넉함이 아니라 꼭 나누어 주고픈 절실함이 만들어 낸 그냥하고픈 사회참여와 나눔활동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박수진/군산노인종합복지관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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