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형인 군산항은 금강하구둑이 가로막히면서 유속 감소로 부유사의 퇴적이 늘어났고, 예산 문제 등으로 제 때 준설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일어나 국제 무역항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1일 강임준 시장과 해운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간담회는 이런 하구항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첫번째 만남으로 주목받았다. 이 자리에서 군산항의 준설사업 수행 당사자인 농어촌공사의 즉각적인 사업 추진 계획이 나오는 등 새로운 항만활성화 대안이 마련되었다.
농어촌공사 사장 출신이었던 문동신 시장 체제에서 손도 대보지 못했던 일이 정치인 출신 강임준 시장 체제에서 쉽게 풀린 이유가 뭘까.
우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그 대안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는 강임준 시장과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이 정치인끼리 가지는 정서적 유대감이 이른 시일 내에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분석이다.
이번 항만관계자 간담회에 앞서 군산항의 현안 문제에 대해 강 시장은 미리 김제출신 최규성 사장에게 준설문제의 협약 당사자로써 8년여 동안 사업을 하지 않는 바람에 항구의 기능이 쇠퇴한 점을 알리고 그 대안을 모색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엽 군산항만물류협회 사무국장은 간담회에서 “1990년 하구둑 완동 후 부유사 침전 등으로 항로구역 10㎝, 박지구역 34㎝씩 매몰되고 있으나, 전체 매몰토사량의 절반 정도인 250만~300만㎥ 정도가 준설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 2010년 12월 24일 새만금용지 매립사업 수행 기관인 농어촌공사와 해수청이 양해각서를 채결하고 항로 초입에서 53번 선석까지는 농어촌공사에서, 나머지 구간은 해수청에서 준설키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항로 초입 부분의 항로 미고시 지역 등 12㎞를 전혀 준설하지 않아 5만톤급의 경우 12시간 정도 물때를 맞춰 대기하는 등 물류비 증가로 항만 경쟁력이 약화되었다고 했다.
항만 이용 주요 화주(곡물, 원목 등)들이 운송 선박을 대형화 하는 데 준설이 안되어 군산항을 기피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항로 준설계획도에 나온 폭 2㎞에 대한 준설이 어렵고, 임시항로 폭 200m를 중심으로 10.5m 수심으로 준설할 계획안을 내놓았다.
이에 도선사협회 등에서 북방파제 쪽으로 배가 밀려 안전에 위험하니 항로의 아래쪽인 일자형 부두 쪽으로 내려서 수심 9m로 준설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결국 이 안으로 올해 안에 준설이 시작될 방침이다.
새만금 용지 매립용 흙으로 이 준설토를 사용하려던 농어촌공사는 이송 배사관의 이동 설치 등 여러 문제를 제기하면서 항로 초입 부분을 손도 대지 않다가 책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꼴이다.
정치인 출신 강임중 시장의 정치력이 검증받게 된 이번 항만관계자 간담회에서 군산항을 살리기 위한 직접적인 협상 당사자를 상대로 한 설득과 지원을 얻어 냈다는 데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임성엽 사무국장은 “항만 관계자들은 시장이 직접 나서서 군산항의 해묵은 민원을 해소하려고 나서준 것만으로도 힘을 얻는다.”면서, “군산항의 경쟁력을 살려 나가는 데 강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나간다면 머지않아서 군산항의 경쟁력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채명룡 기자
채명룡 / 2018.08.07 17:4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