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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월의 세상이야기) 세 살짜리도 아는 이야기

    송월 스님

    • 2020.10.05 09:47:41

    (송월의 세상이야기) 세 살짜리도 아는 이야기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사찰에 자주 드나든 사람이라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유명한 일화 하나가 있다.
    그것은 당대의 시인 백낙천과 도림스님 사이에 있었던 일화다.
    도림스님은 항상 높다란 소나무 꼭대기에 새둥지처럼 가부좌 틀고 위에 앉아서 바람결에 흔들리며 참선을 했다.

    새들이 그의 머리에 둥지를 치고 살아도 스님은 꼼짝을 아니하고 꼿꼿하게 앉아서 참선만 하였는데, 그 소문이 주위에 자자하게 퍼져갔다.
    그러자 시인 백낙천이 그 소문을 듣고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라며 도림스님을 찾아갔다. 가서보니, 과연 듣던 대로 도림스님은 높은 나뭇가지 위에서 바람에 흔들거리며 참선을 하고 있었다.
    백낙천이 그 모습을 보고 기이한 생각에 웃움을 웃으며 위에다 대고 큰 소리로 말을 했다. “스님, 위험합니다. 떨어지면 어찌 하시려고요.”
    그러자, 나무 위의 도림스님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역시 태연한 소리로 이렇게 대답을 했다. “위험한 것은 내가 아니라, 오탁악세(五濁惡世)에 발을 붙이고 있는 당신이오.”
    스님의 한마디에 깊은 뜻을 알아차린 백낙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동안 내 노라 하는 당대 지식인들과 스님들을 수없이 만나보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어 보았으나, 번번히 실망만 거듭해오던 백낙천은 스님의 비수 같은 그 말 한마디에 가슴이 찔려 아찔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이제야 제대로 도인 한분을 만났구나 싶은 생각에,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위를 향해 질문을 올렸다. “스님, 불교의 참 뜻이 어떤 것입니까.” 그 말이 올라가기 무섭게 또 대답이 떨어졌다. “그건, 악은 행치 아니하고 선생을 행하는 거지.”
    백낙천은 실망이 컸다. 역시, 이 스님도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항의라도 하듯 경멸조로 말대답을 떠 올렸다. “그까짓 거야,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아는 일 아닙니까?” 그러자, 나무위에서 떨어진 말은 더욱 위엄이 있었다. “그건 맞는 말이오. 그러나 세 살 먹은 어린애도 다 아는 일이지만, 팔십 노인도 행하기는 어렵거든, 알면 뭣해.”
    그 제서야 백낙천은 땅바닥에 바짝 엎드리려 공손히 예를 올렸다고 한다.
    이 일화가 우리에게 감명을 주는 것은, 백낙천의 그 높은 콧대를 꺽 어 버린 것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많이 알고도 실제적인 행에서는 그렇지 못하는 우리들의 삶이 계속되고 있는 데에 큰 이유가 있다.
    사실, 우리의 현실 사회를 지켜보면 세 살 먹은 어린애의 사고와 판단만 가지고도 충분이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허다하다. 하지만 고상한 체 다하고, 불평불만의 항변은 다하면서 그들은 다툼의 전쟁, 사회질서 망각, 가짜뉴스, 인신매매, 불량식품, 성추행, 파렴치한 고발 사건들 저질러서는 안 되는 일들을 한다.
    역시 안 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세 살 난 아이처럼 조금 아는 것이지만 앎을 실천하는 게 순수한 의식이다.​ 

    송월 스님 / 2020.10.05 09: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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