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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월의 세상이야기) 인간이 아름다워지는 세상

    송월 스님

    • 2022.02.10 11:46:55

    (송월의 세상이야기) 인간이 아름다워지는 세상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 조용히 지나갔다. 본래 설날은 가정과 길거리가 온통 축제요 잔치분위기였다. 이웃과 동네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누고 새해를 축하하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이었다. 먼 친척이라도 찾아보며 산소를 찾아 성묘를 하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기도 했다.

    설 명절이 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 세찬歲饌이다. 이웃 간에 작은 것 하나라도 서로 주고받으며 세배를 오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어려워도 음식상을 차려 내놓고 대접을 할 줄 알았다. 이러한 일이 우리의 전통적인 명절 풍습이다.

    또 사람 사이에 오고가는 따뜻한 정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오고가는 사람의 정이 부모 자식 간에도 멀어지고 있다. 옛날 같은 이웃끼리의 정감은 느껴볼 수가 없이 옛 이야기 되어 가고 있는가 하면 한 건물에 사는 사람마저도 이름은 고사하고 얼굴도 모르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메마르고 삭막하게 되어 가고 있는데 원인은 농업혁명, 산업혁명을 지나 급변하는 정보혁명,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면서 더욱 심화되어가고 있다.

    우리에게는 인터넷 생활혁명이다. 5세대 네트워크 시대를 열은 평창 올림픽을 시작으로 정부에서까지도 초고속 정보 통신망을 구축하여 차세데 인터넷 기술개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것은 보다 빠른 정보와 또 언제 어디서나 음성과 데이터 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초고속정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인지할 새도 없이 위성으로 사용하는 초고속 우주 인터넷 시대이다. 방송도 공중파, 위성, 인터넷 방송이 함께하는 시대이다. 통신까지 방송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를 일러 화엄경에서는 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사무애법事事無碍 법계法界의 자연스러운 연기적緣起的 흐름의 진리 현상이라 하였다.”

    인터넷을 통해 홈뱅킹이라든지 홈쇼핑 같은 각종 가정생활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처리하고, 최근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 등 국내 금융권에서 메타버스 바람이 불고 있다.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 화폐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게임이나 음악 애니메이션 등 각종 문화 써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이용하고 있어서 우리의 생활이 보다 다양해지고 그 내용도 보다 고질화 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보기술만을 지나치게 추구하거나 인터넷 일변도의 기능만을 선호한 나머지 인간 생활방식의 변화와 함께 생활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그 가치가 더욱 급속도로 상실되어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우선 인터넷을 통한 홈뱅킹이니 사이버 과외니 또는 재택근무니 해서 대인관계를 소홀하게 하고 스스로 벽을 쌓고 사는가 하면 서로가 눈에 안 보이는 무한 경쟁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신지식인도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성이나 인격 그리고 인간 사이의 오가는 정마저 무시되고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지식과 기술은 끝없이 발달을 할지 모르지만 인간의 삶이나 인간사회는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법구경에 보면 만약 사람이 비록 백년을 살아도 일의 성패를 알지 못하면 하루를 살아도 앞길을 내다보고 잘 사는 것만 못하다.” 사람은 하루를 살더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어야 하고 또 멀리 앞을 내다보아 그 성패를 가늠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만이 바람직스러운 것이고 또 그것만의 우리 미래의 삶을 성공 시켜줄 희망인가. 그러나 그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이 좀 더 인간다워지는 것이고 또한 그러한 인간들 사이에 따뜻한 온정이 흘러넘치는 사회다. 그동안 인류는 정보혁명까지 이루어 왔으니 이제는 마음의 혁명이다. 방하착放下着으로 비움의 아름다움을 건설하자.

     

    송월 스님 / 2022.02.10 11: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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