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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월의 세상이야기) 시절인연

    송월 스님

    • 2022.03.14 17:32:08

    (송월의 세상이야기) 시절인연

     

    불교에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수행자가 수행이 성숙하여 깨달음에 이르는 때를 의미한다. 주로 선가禪家에서 많이 쓰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어떤 일의 완성기를 뜻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저 유명한 강태공 이야기도 그런 유의 하나다.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은 때를 기다리느라 오랜 세월을 위수渭水에 낚시를 드리우고 있었다. 때를 낚는 낚시질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서백을 만나 그의 아들 무왕을 도와 건국을 하고 재상과 제후의 자리까지 올랐다. 이것은 태공망의 시절인연이다.

    시절인연이 시사하는 것은, 일은 어느 일이나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무슨 일이나 그 일을 이룸에 있어서는 때를 기다릴 줄을 알아야 한다. 때가 되어야만 그 일이 원만하게 풀리고 성취되는 것이지, 억지를 쓰거나 용을 쓰며 성급을 떤다고 되는 것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과일도 때가 되어야 익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기다릴 줄을 모른다. 바쁘게 서두르고 오도 방정을 떨며 조급하게 재촉 할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것들이 습관화 되어 버렸다.

    심지어 식당에 가도 주문을 하기가 바쁘게 음식을 재촉하고 차가 멈추기도 전에 승차를 하고 하차를 하는 일도 보통이다. 그러나 이것이 일을 그르치는 원인이고 첩경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 속담에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쓰지 못 한다는 말이 있다. 또 아무리 급하다 해도 우물에 가서 숭늉을 찾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일에는 어느 일이나 그 나름대로의 과정이 있고 순차가 있는 법이다. 이를 따르는 것이 순리다. 그리고 이것을 불교적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연기緣起라고 할 수 있다.

    연기는 인연에 따른 생성변화의 현상으로써 진리이다. 이세 세상의 모든 사상事象은 어떤 원인과 조건에 의하여 만들어져 결과지어 진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원인과 조건이 상호 의존하고 상관관계를 가짐으로써 하나의 결과를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원인과 조건이 좋고 의존관계가 좋으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만일 그렇지 못하면 좋은 시절을 만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절인연이 도래하기를, 감나무 밑에 누워서 입에 감 떨어지기를 바라듯 그렇게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미리 준비하라. 시절 인연이 닿을 수 있도록 좋은 인연을 부지런히 맺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꽃을 하루라도 빨리 보려면 아침저녁으로 그 꽃나무에 물을 주는 등 부지런히 가꿔가야 할 일이 아닌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라고도 했다.

    우선 자기가 할 일을 열심히 하고 또한 바르고 성실하게 해놓고 볼 일이다. 자기가 해야 할 일도 제대로 해놓지 아니하고 또는 바르지도 않게 해놓고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것은 마치 수고롭게 농사를 짓지 아니하고 좋은 수확을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원이 없는 결과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또 인연이란 추호도 오차가 없는 것이어서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듯이 지은 그대로 받는다. 뿌린 대로 거두고 준만큼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인연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혹 보면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잘 살고 선행하는 사람이 고통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서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악한 사람도 복을 받는다. 그러나 악의 열매가 익은 때에는 그 죄업을 받게 된다.”

    인연이란 이처럼 정확한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사람들은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런다고 투정을 하고 억지를 부리고 남을 원망을 한다.

    모든 일은 인연에 달려 있다. 그 일이 언제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것은 시절인연이 언제 도래하느냐에 달렸거늘 괜히 투정을 하고 있는가. 남을 원망할 일이 아니다.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삶의 지혜다.

     

    송월스님의 칼럼 연재를 이번 호를 끝으로 마무리 한다. 시민선방 성흥사 주지스님으로서 군산시민들의 귀를 밝히는 좋은 글을 써 주신데 대해 마음 깊은 감사의 말씀 올린다.(편집자 주)

     

    송월 스님 / 2022.03.14 17: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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