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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칼럼) 은행나무 생각

    박승일 본지 회장 newgunsanews@naver.com

    • 2026.11.03 14:25:30

    (군산 칼럼) 은행나무 생각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전국 각지에서 은행나무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의미 있는 행사를 벌인다는 소식이다.

    가까운 충남 보령시의 경우, ‘청라면 장현리’라는 마을에서 “노랑마을이 진짜일까요?”라는 주제로 11월 초부터 축제를 벌이고 있다.

    수려한 경관으로 익히 알려진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서 열리는 ‘반계리 은행나무 축제’는 지난 2017년부터 이어져 왔다.

    경북관광공사에서는 ‘사진으로 만나는 경북 여행 시리즈’로 은행나무 노거수(老巨樹) 명소 9곳을 선정해 알리는 중이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은행나무는 약 500~700년 이상 된 나무로, 나무의 품격에 더해 역사적 가치까지 곁들여졌다.

    대표적으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약 700년), 청도 원리 적천사 은행나무(약 840년), 김천 조룡리 은행나무(약 600년), 영천 양항리 임고서원 은행나무(약 700년) 등이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어쩌면 은행은 단풍의 아류(亞流) 격이었다. 그런데 가을의 숨결이 단풍에만 머무는 건 아니다.

    한 해가 기울어가는 걸 가슴으로 느끼는 계절. 그 절정은 단풍일지 모르겠으나 노랗게 변해가는 은행잎의 정서가 가슴에 스며드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황금 계절의 진미는 노란 은행잎이며, ‘만추’를 상징하기에 그렇다.

    이맘때면 붉은 숲의 향연을 찾아 유명한 산과 계곡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어려울 때 소시민들에게 단풍놀이는 쉬운 선택이 아니다.

    식구들 보기가 민망해서 먼 데를 바라보거나 머리만 긁적이기 십상이리라.

    계절의 안배는 은행나무 잎새에 평화의 색을 입혀 놓았다. 마치 긴 여정의 노고를 위로하듯 말이다.

    고즈넉한 표정의 은행나무를 먼 곳에서 찾을 일이 아니다.

     

    군산에서 근대역사 관광과 어우러지는 은행나무가 어디에 있을까?

    나름의 스토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곳을 찾아보자면, 말랭이마을~월명산 전망대 오르는 길옆의 은행나무가 눈에 띈다. 

    근대역사거리도 물론이거니와 동국사 입구의 은행나무도 호젓한 절의 운치를 더해 주는 건 마찬가지. 서수면 관원리의 보호수와 임피향교의 은행나무도 보기 좋다.

    누군들 푸릇하던 청춘이 없었겠느냐고, 노랗게 매달려 마지막 잎새를 보여 주는 은행잎.

    세상 풍파를 헤쳐 나오다가 안식에 겨워 숨을 고르는 우리네 인생살이를 닮았다.

    여행이란 각자의 가슴속에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어 가는 일. 노랗다 못해 샛노랗게 변해가는 은행잎의 향연을 찾아보면 어떨까.

    오래된 노거수도 의미가 있겠으나 그렇다고 모두 가치 있는 건 아니다.

    월명산 전망대 길이거나, 동국사 주변의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남겨 보자.

     

    박승일 본지 회장 / 2026.11.03 14: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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